[스크랩] 서산에 살면서

2010. 10. 26. 15:55시나브랭 끄적 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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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도에 낮선 서산땅에 내려와서 벌써 8년이 돼 어느덧 고운정 미운정이 다 들어 간다

주말 부부로 월요일 새벽에 일어나 서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왜 그리도 무겁던지

세월은 그 긴 여정도 단숨에 인천과 서산을 오가는 동안 모난 마음이 둥글어 한달음에 닿고 또

주말이면 기다림으로 막히는 러시아워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오가게 되었으니

세상만사  사람 마음의 평정을 얻는 곳에서 부터 즐거움과 괴로움으로 극명하게 삶이 갈리는 가 싶다

 

사철로 바뀌는 계절의 흐름을 알고

사철에 나는 해산물을 또 즐기고 찾는 즐거움.

간섭할 이 없는 텅빈 아파트가 싫어 애꿋은 직원들과 함께 어울리는 서산의 선술집

대도관

가야관

수도회관

반도회관.....

관짜들어가는 갈비집에 한정식집 이름으로

아직도 토속족들이 운영하는 음식점들은....

이제는 벌써 들어서는 입구에서 반갑게 맞아주는 직원들이 이름까지 불려줄 정도로 서산은 정이 들었다

 

차를 몰아 해떨어지기 전 대산으로 향하는 포구에 있는 가리비 집은

지난반 기름유츌때 넋을 놓고 앉은 아낙의 얼굴에서 읽은 삶의 고단함이 너무나 아파

인터넷 동호회를 끌고 몇번을 방문하고

회사 관계자들과 손님들을 끌고 자주 찾아준 까닭에

이제는 유명인사들 까지 잦아준 탓일까

지난해 부터 주인집 후덥한 아낙이 보내주는 자연산 가리비로 즐거운 명절을 보내는 일까지 생겼다.

 

여름날엔 직원들과 일과가 파하고 돗자리 하나에 브루스타를 챙겨 안면도 해수욕장에서 밤새 삼겹살에 조개구이를 굽고

살아가는 얘기꺼리를 만들고, 갯벌 굿은 해변에 공을 차며

직장이란 것이 일이 다가 아니고

즐거움으로 사람냄새 그리운 곳으로 만들자고

밤새 부딪는 술잔에 녹아든 가슴을 담는 연습

 

봄에는 중왕리 쭈꾸미

여름에는 대산 가리비

가을에는 간월도 굴밥에 전어회

겨울......... 속절없이 밤으로 떠나는 태안 만리포

 

그래도 허전하다

그리 길지 않는 인생길

떨어져 있다는 것은

살냄새 맡으며 이슬비에 젖는 옷자락 처럼

그렇게 쌓아가는 살가운 정이 엷어질까

가끔은 너무나 그립고 서럽다.

 

서산총각 비탈은 그렇게 서산에 목을 매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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