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비가 가져오는 상념

2010. 10. 26. 15:54시나브랭 끄적 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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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바람에 창틈으로 빗물이 스며옵니다.

내마음은 그 좁은틈새 어느덧 동하여 봄날 눈녹듯 시심에 젖습니다.

내게 비는 왜 슬픔일까요.

 

 

 

간밤

뒤척이던 까만 어둠속

살을 혜이듯 가슴속 파고들던

당신

머언 옛날의 일이라 잃어버렸던

가녀린 손길로 가슴을 어루만지던

조금은 차가운 손끝으로 더듬어 오던

 

당신은 그것을 사랑이라 말했읍니다.

 

어둠을 떨치고

옥죄어 오는 전신의 고무줄같은 사슬을 풀고

소리치며 일어납니다.

 

아무도 없는 텅빈 방안엔

방금

그 차가운 손길로 어루만지던 손길

그 어디에 없을지라도

당신이 다녀간 흔적은 가슴에 남아있읍니다.

 

따스함이 가신 손길이라도

이제는 마다하지 않겠읍니다.

 

울어 퉁퉁 부은 눈두덩을 이제 거두소서

 

그리움 쌓인만큼 사랑도 커

봄날의 창가를 두드리며

그 바람타고 오시는 줄

이제는 알고 있읍니다.

 

아파트 높은 굴뚝 위 여명이 찾아들면

밤새 울어제낀 두견새 목소리도 잦아질 즘

 

못다준 사랑

 

밤새 내린 빗물만큼 하늘을 열고

내마음 빗장풀고 당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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